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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판의 원인 № 16

대비-오반응 경향

우리는 무언가를 그 참된 가치가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것과의 대비로 판단한다 — 이는 나쁜 거래를 좋아 보이게 만드는 데 악용될 수 있다.

신경계는 절댓값이 아니라 대비를 기록한다. 우리는 어떤 온도 자체를 지각한다기보다 온도의 변화를 지각하며, 어떤 가격 자체를 판단한다기보다 방금 본 가격에 견준 상대적 가격을 판단한다. 이는 물리적 세계를 헤쳐 나가는 데는 잘 작동하지만, 영리한 상대방이 당신이 무엇과 비교하게 될지를 통제하는 순간 판단을 체계적으로 왜곡한다.

소매업의 술책은 어디에나 있다. 고객에게 1,000달러짜리 양복을 먼저 보여주면, 바로 뒤이어 권하는 200달러짜리 넥타이는 — 넥타이 값으로 200달러는 큰돈인데도 — 하찮아 보인다. 부동산 중개인도 똑같이 한다. 팔고 싶은 집을 보여주기 전에 값이 비싸고 낡은 집 두어 채를 먼저 보여주어, 대비를 통해 목표 매물이 싸게 사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. 숫자는 바뀌지 않았다. 기준점이 바뀌었을 뿐이며, 설득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기준점이다.

더 위험한 형태는 점진적인 것이다. 한꺼번에 일어났다면 빤히 보였을 악화가, 작은 단계로 나뉘어 찾아오면 알아채지 못한 채 지나간다. 각 단계가 바로 직전과는 아주 약간만 대비될 뿐이기 때문이다. 멍거는 (사실은 꾸며낸 이야기지만 교훈적인) 개구리의 이미지를 끌어왔다 — 뜨거운 물에는 뛰쳐나오지만 물이 서서히 데워지면 삶겨 죽고 마는 개구리 말이다. 그 방어책은, 무언가를 그 옆에 놓인 것이 아니라 그 실제 가치나 고정된 기준에 견주어 평가하는 것 — 그리고 지금 있는 곳을 어제가 아니라 오래전 있던 곳과 비교함으로써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를 경계하는 것이다.